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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중일기640

좋은 날 되십시오. 지난 며칠 봉화를 다녀왔습니다. 빗속을 뚫고 찾아 간 낙동강 상류 비동골에서 폭설을 만났습니다. 눈만 보면 환장하는 눌산이지만 이젠, 어서 따뜻한 봄날이 왔으면 합니다. 오죽하면요...^^ 무주 적상산에도 눈이 하얗게 쌓였습니다. 슬그머니 스쳐지나가는 파란 하늘이 눈 쌓인 산봉우리와 멋진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한 해을 마무리하는 마지막 눈입니다. 오랜만에 만난 야옹이가 곁을 떠날 줄 모릅니다. 졸기도 하고, 애교도 부리면서. 모쪼록 좋은 날 되십시오.... 야옹~~ 2010. 2. 13.
쥐잡기 놀이에 빠진 야옹이 며칠 머물게 된 손님이 야옹이 장난감을 사오셨습니다. 맛있는 먹을거리랑. 야옹이 복 터졌습니다.^^ 낚싯줄에 쥐가 매달려 있습니다. 고양이 장난감이라네요... 처음엔 별 관심이 없습니다. 뭐 이런게 있어~라는 듯. 날 물로 보는거야? 난 진짜 쥐가 좋아~~ 낚싯대를 살살 흔들어 주니 서서히 관심을 보이기 시작합니다. 야성이 되살아 난 거지요. 사실 야옹이는 쥐를 두 마리나 잡은 경력이 있습니다. 먹지는 않고 현관 앞에 곱게 눕혀 놨더군요. 녀석도 장난감인지 아는 모양입니다. 물고 뜯고 오두방정을 떨고 있습니다. 집에서만 자라는 고양이 운동시키기에는 그만입니다. 비만 고양이들이 많다면서요. 하루 종일 2층을 오르내리는 야옹이에게는 필요 없지만요. 성격 테스트하나본데.... 하지만 우리 야옹이 성격 하난 무.. 2010. 2. 1.
오랜만에 만난 야옹이 기분 최고~ 강원도와 경상도를 다녀오느라 닷새나 집을 비웠더니 야옹이 녀석 외로웠다 봅니다. 늦은 밤 차소리에 뛰쳐나옵니다. 다른 차가 마당에 들어서면 금새 어디로 숨어 버리는데 주인 차는 귀신 같이 알아봅니다. 꼭 강아지 처럼 말입니다. 이리저리 뛰며 야옹~ 하는데 어딜 갔다 이제 왔냐.는 듯 눌산을 바라 봅니다. 미안 미안. 많이 미안타. 오자마자 사료와 물부터 챙겨줬는데도 눌산만 졸졸 따라 다닙니다. 왠만하면 실내에는 못 들어오게 하지만 오늘은 특별히 봐줍니다. 닷새나 혼자있게 했으니 미안한 마음에서요. 눌산 냄새가 그리웠어? 금방이라도 눈물을 줄줄 흘릴 것만 같은 표정이 안스럽습니다. 야옹이 녀석. 어젯밤에 이어 종일 눌산만 따라 다닙니다. 컴퓨터 앞에 앉으면 보고 또 보고... 고만 봐~ 자꾸 미안해지자나~.. 2010. 1. 29.
겁많고 호기심 많은 야옹이 야옹이가 가장 무서워 하는 것은 아이들입니다. 아이들이 나타나면 순식간에 사라져버립니다. 주로 자동차 밑이나 뒤란 풀숲으로. 어떤 땐 종일 그렇게 주변을 맴돌기만 합니다. 아이들이 주변에 있는 한은. 안타까운 마음에 데려다 놓지만 금방 또 사라집니다. 사료도 먹는 둥 마는 둥 하면서요. 아이들을 그렇게 무서워 하는 이유가뭘까요? 제 생각은 어릴적 어떤 충격때문인 것 같습니다. 아이들에 대한 못된 기억 같은거 말입니다. 현관 문을 열어 놔도 들어오지 않습니다. 아이들에게 시달린 야옹이 위로차원에서 가끔 이렇게 들어오게 합니다. 여긴 야옹이네 집이라는 것을 알려주기위해서요. 좀 당당해지라 이거지요.^^ 조심스럽게 방에 들어와서는 개코도 아니면서 주변을 둘러봅니다.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다 신기한 것이겠지요.. 2010. 1. 19.
아침나절 내린 무주의 눈 올 겨울은 눈구경 원없이 합니다. 아침나절 잠시 내린 눈이 온 세상을 하얗게 만들었습니다. 일기예보를 보니 오후부터 내일까지 내린다더니. 지금은 잠시 소강상태입니다. 아마도 다시 내리기 시작하면 내일까지 줄기차게 쏟아지겠지요. 눈 치울 일은 눌산 몪이지만. 일단은 좋습니다. 함박눈이 내리더니 거짓말 처럼 파란 하늘이 나타납니다. 카메라 들고 나오는 눌산을 따라 야옹이가 앞장섭니다. 같이 가자~~~^^ 어젯밤 안국사에서 잔 사람들 내려올려면 고생 좀 하겠습니다. 이미 쌓인 눈이 있어 꽤 미끄러울 테니까요. 잠깐 사이 햇살에 알아서 녹아 흐릅니다. 뒤란은 언제나 응달입니다. 고요하죠? 네. 서창마을의 겨울은 고요합니다. 숨은 그림찾기. 야옹이를 찾아보세요.^^ 2010. 1. 12.
야옹이는 벽난로를 좋아해요. 야옹이는 추위를 많이 탑니다. 함박눈 내리는 걸 보고 잠시 문늘 열어 놨더니 그새 방으로 들어옵니다. 벽난로 가까이 앉아 지긋이 눈을 감고 꾸벅꾸벅 졸고 있습니다.^^ 눌산은 요즘 야옹이의 기상나팔 소리에 잠에서 깹니다. 야옹~ 소리도 아침이면 유독 우렁차게 들립니다. 사실은 밥줘~ 소립니다. 언제나 같은 자리. 그 창가에 올라 앉아 눌산의 일거수일투족을 바라봅니다. 언제 밥주나~ 하는거죠. 창문을 열어줬더니 냉큼 들어와 소파 위에 앉습니다. 추위를 무척 타는 야옹이는 따뜻한 곳을 좋아합니다. 쪼아~ 쪼아~ 하는 저 표정. 능청스러운 모습에 그냥 봐줍니다. 카메라가 신기해? 이젠 익숙하잖아~ 언제 쫒겨날지 두렵기도 하겠지. 하지만 오늘은 봐준다. 눈이 오잖아~~ 방에 들어오고 싶어 안달이 난 녀석. 눈에.. 2010. 1. 12.
강원도가 좋다, 사람이 좋다. 강원도 땅과 사람을 참 좋아했습니다. 섬진강 촌놈 눈에 비친 강원도 산골 문화는 충격이었으니까요. 겨울이면 나무를 깎아 만든 부메랑으로 토끼 사냥을 하고, 한번 눈이 내리면 보통 1미터가 기본이다 보니 눈길을 헤엄쳐 다녀야 하고, 된장과 김치 하나로 겨울을 나고, 오지창으로 열목어를 찍으러 다니던 모습들은 모두가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대한민국 땅에 이런 곳도 있구나.하고요. 20여 년 전 얘깁니다. 강원도가 좋아 허구헌날 강원도로 달렸습니다. 구형 코란도를 타고 진고개 눈길을 넘고 자동차 문이 열리지 않을 만큼 눈 쌓인 길만 골라 다녔습니다. 강원도에 살고 싶었고, 강원도 번호판을 단 자동차를 타고 싶었습니다. 강원도의 모든 것이 좋았으니까요. 참 오래전 얘깁니다. 눌산은 지금 무주에 삽니다. 어디가 .. 2010. 1. 12.
펜션 주인의 12월 31일 올 한 해도 잘 사셨는지요? 뭐 잘못 살았어도 어쩌겠습니까. 이미 해는 저물어 새해 첫해가 곧 밝아 올텐데요.^^ 각설하고. 눌산은 잘못 살았습니다. 하지만 후회는 하지 않습니다. 지난 일 되돌이켜 후회한들 의미가 없으니까요. 앞으로 잘 살면 될 일이겠지요. 아마도 지난 20여 여년을 똑같은 생각을 하면서 살아 온 것 같습니다. 잘 살았든 못 살았든. 내일이면 또 다른 태양이 솟아오릅니다. 올 한 해 언제나 봄날을 다녀가신 분들을 떠올려봅니다. 어림짐작으로 천 명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떠남에 익숙한 눌산이지만 앉아서 맞는 손님들과의 일상도 행복했습니다. 떠나 온 분들과의 교류는 또 다른 여행이었고. 앉아서 하는 공부였습니다. 길에서 만나는 사람은 누구나 친구가 됩니다. 떠난다는 것도 결국은 안주가 아.. 2009. 12. 31.
눈 내린 무주의 아침 아침에 일어나니 천국입니다. 온 세상을 하얗게 뒤덮은 눈세상입니다. 언제나 이런 아침을 꿈꾸며 살아왔습니다. 눈 뜨며 만나는 하얀세상 말입니다. 덕분에 몸이 고생했지만. 눈으로 마음으로 만나는 하얀세상은 그 댓가치고는 과분합니다. 눈 치우다 말고 카메라를 들고 나왔습니다. 민박집 주인 눌산에게 눈 치우는 일이 가장 급하지만. 이 아침을 즐길 권리도 있으니까요.^^ 적상산 아래 서창마을입니다. 고요합니다. 뒷집 어르신도 오늘은 늦잠을 주무시는지 기척이 없습니다. 발자국 하나 없는 마을에 관광안내센터 관리 아저씨의 빗자루 지나간 자리만 보입니다. 펜션 올라오는 길이 눈으로 덮여있습니다. 보긴 좋습니다. 하지만 눌산은 이 길의 눈을 다 치워야 합니다. 눈 치우지 말고 '언제나 봄날'은 걸어서만 올 수 있습니다.. 2009. 12.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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