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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 언제나 봄날802

야옹이 주무신다 여름내 복닥거리다 단 둘이 지내다 보니 애기가 되었나 보다. 아침이면 야옹~ 소리에 잠이 깰 정도다. 밥 달라는 것도 아니고. 놀아 달라는 소리다. 현관 문을 열어주면 일단 사랑방으로 들어온다. 그리고 소파에 앉아 눌산을 감시한다. 자긴 안주고 혼자만 뭐 먹나 하고. 오늘은 제대로 자릴 잡았다. 깊은 잠을 자는 것도 아니다. 의자 삐걱거리는 소리만 나도 실눈을 뜨고 쳐다 본다. 녀석 눈치 보느라 신경이 쓰일 수 밖에. 요즘 야옹이를 모시고 산다. 내 자리 돌려도~~^^ 2010. 9. 15.
물봉선 꽃말은 '나를 건드리지 마세요' 숲에서 비를 만났습니다. 소근소근 내리는 빗소리가 발걸음을 조심스럽게 합니다. 늦여름 숲에서 만나는 꽃은 화려합니다. 봉선화과에 속하는 물봉선입니다. 물봉숭아라고도 하죠. 습한 골짜기나 냇가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꽃입니다. 봉숭아와 마찬가지로 씨방을 살짝 건드리기만 해도 터져서 씨앗이 사방으로 흩어집니다. 그래서 꽃말이 '나를 건드리지 마세요'랍니다. 자주색과 흰색, 노랑 물봉선이 있습니다. 길가 습지에서 쉽게 만날 수 있지만 깊은 산골짜기 계곡가 같은 곳에서 만나면 더욱 빛이 납니다. 나물도 고산 나물이 맛이 좋듯이 고산에 자라는 꽃이 더 선명합니다. 대궁은 더 가늘지만 어떤 난관에도 꺾이지 않을 것 같은 강함이 느껴지죠. 사람도 그렇죠? 비오는 날 만나면 꽃에서 윤기가 흐릅니다. 뚜렷한 색감이.. 2010. 9. 15.
섬진강 기행 - 곡성기차마을 레일바이크 레일바이크와 17번 국도, 섬진강이 나란히... 어느 관광지를 가든 월요일은 가장 한산합니다. 여유있는 여행을 즐기기에는 딱 좋습니다. 하지만 관광을 즐기는 분들에게는 좀 심심합니다. 마침 섬진강 증기기관차는 쉬는 날입니다. 곡성기차마을에서 5분 거리에 있는 침곡역으로 향합니다. 침곡역은 레일바이크 출발역입니다. 눌살은 개통식에 이어 두 번째 방문입니다. 레일바이크는 예약제가 아니고 현장접수입니다. 일단 침곡역으로 가면 됩니다. 빨강은 4인용, 파랑은 2인용입니다. 출발~~!! 좀 썰렁합니다. 남자 여섯이라... 섬진강 레일바이크의 특징이라면 증기기관차와 마찬가지로 섬진강과 17번 국도가 나란히 달린다는 것입니다. 더 이상의 멋진 그림이 없을 겁니다. 거리는 5.1km. 40분 정도 소요됩니다. 처음에는.. 2010. 9. 15.
섬진강 기행 - 장군목 요강바위 지나 화탄까지 장군목에 가면 기묘한 형상의 바위들이 강바닥을 뒤덮고 있다. 그 중 단연 돋보이는 곳은 요강바위. 모양새 때문에 그렇게 부르지만 깊이가 2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바위다. 임실군 덕치면 장산(진뫼)마을에서 천담마을과 구담마을을 지나 장군목에 이르는 협곡은 섬진강 도보여행자들에게는 아쉬움의 길이다. 너무 짧아서 그렇다. 이런 길이라면 한없이 걸을 수 있을 것 같다. 서정적인 풍경 가득한 마을과 마을을 지나며 강은 넓어진다. 토란잎이냐 연잎이냐 설전을 벌인다. 답은 토란잎이다. 빈집의 주인 역시 토란잎이다. 장군목 일대는 지난 여름 홍수로 큰 피해를 입었다. 농토가 물에 잠기고 집 마당까지 물이 들어왔다. 나뭇가지에 걸린 쓰레기 더미가 당시 상황을 짐작케 한다. 초록빛이 눈부시다. 물도 산도 하늘빛도 다 초록이.. 2010. 9. 14.
섬진강 기행 - 영화 '아름다운 시절'의 구담마을 섬진강 오백 리 구간 중 가장 아름다운 곳이 어디일까요? 답은 전부 다 입니다. 각자 자기 고향을 최고로들 치니까요. 김용택 시인은 자신의 고향인 진뫼마을을 최고로 꼽았고, 눌산은 눌산의 고향인 기차마을 강 건너 길을 최고로 꼽았습니다. 고향을 떠나 좀 더 솔직하게 말하자면 구담마을입니다. 영화 '아름다운 시절' 촬영지로 굽이치는 섬진강을 내려다 볼 수 있는 곳입니다. 누구나 한번 쯤 이런 곳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고구마 줄기를 따는 아주머니를 만났습니다. 10여 년 전 구담마을로 귀농하신 분입니다. 올해는 비가 너무와 농사도 그렇고, 홍수 피해까지 겹쳤다고 합니다. 전라도에서는 여름이면 고구마 줄기로 김치를 담그기도 합니다. 여름 별미지요. 구담마을 명물 마을 숲에서 바라 본 풍경입니.. 2010. 9. 14.
무조건 들이밀고 보는 야옹이 야옹이 간뎅이가 부었다. 감히 사랑방 소파에서 잠을 자고 있는 것. 눈을 떴다 감았다...눈치를 본다. 아니, 나 여기서 잠 좀 자야겠소.하는 눈빛이다. 야옹이를 사랑하는 눌산은 간뎅이 부은 야옹이를 용서한다.^^ 한웅큼 햇살 들어 온 소파의 저 코너는 눌산 자리다. 야옹이 자리는 거실 소파다. 그런데 야옹이가 오늘은 눌산 자리를 선점했다. 난생 처음 있는 일이다. 혹시 나가! 하지 않을까... 전혀 개의치 않겠다는 듯 말이다. 야옹이는 지금 잠이 들었다. 자판 두드리는 소리가 주인의 손길처럼 느껴지는 모양이다. 용서하마. 오늘은 용서해주마. 아마도 내일은 내가 먼저 그 자리에 앉아있을 거니까. 2010. 9. 13.
섬진강 기행 - 맛있는 국수집 섬진강을 따라 가는 중입니다. 진안 데미샘을 출발해서 옥정호를 막 빠져 나왔습니다. 마침 강진 장날입니다. 전라남도 강진이 아니고 전라북도 임실군 강진면입니다. 허름한 터미널에는 오고가는 버스들로 가득합니다. 전주로, 순창으로, 임실로 가는 버스들입니다. 눌산도 버스를 기다리고 싶습니다. 그냥, 아무데나 가는 버스를 타고 시골길을 달려보고 싶습니다. 장보따리 가득한 덩컬거리는 버스 안에서 어르신들의 수다를 듣고 싶습니다. 재밋을 것 같습니다. 면소재지 장날이라 장날 같지 않습니다. 점심때가 되서 그런지 이미 파한 것 같기도 하고요. 소문난 국수집이 있다기에 찾아가는 길입니다. 강진 장터에 가면 국수집이 두 군데 있습니다. 찾아간 집은 오른쪽 행운집입니다. 가격이 아주 착하지요? 25년 전에는 500원이었.. 2010. 9. 13.
섬진강 기행 - 오지마을을 찾아서 섬진강 오지마을을 찾아가는 길입니다. 옥정호 건너에 있는 육지 속 섬마을입니다. 노부부만이 사는 고즈넉한 곳입니다. 유일한 교통수단인 모터보트를 타고 갑니다. 개집이 물 위에 둥둥 떠 있습니다. 웃을 일이 아닙니다. 간밤에 내린 비에 옥정호 수위가 최고조에 달했다고 합니다. 마당 가득 물이 차오르고, 밤새 산 위로 피신할 준비까지 했다고 합니다. 그런 상황도 모르고 강 건너에서 업어가도 모를 정도로 깊은 잠을 잤으니... 마당이 바로 선착장입니다. 평소라면 100 미터 이상 떨어진 곳에 배를 댄다고 합니다. 라디오에서는 태풍 곰파스의 진로가 흘러 나옵니다. 닭장부터 둘러 봅니다. 어르신은 손재주가 좋으십니다. 외부로의 나들이가 쉽지 않은 외딴 집이라 모든 것을 손수 뚝딱 만들어 씁니다. 이 녀석 이름은 .. 2010. 9. 9.
섬진강 기행 - 옥정호 붕어섬 그리고 외딴집 태풍 곰파스가 북상 중이라는 뉴스를 보고 잠들었습니다. 아마도 무시무시한 상황이 펼쳐질 것이라는 상상을 하면서. 하지만 새벽 옥정호는 고요합니다. 곰파스는 순식간에 지나가 버린 것입니다. 섬진강 기행을 하는 2주 내내 태풍과의 기싸움이었습니다. 비에 대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떠났지만 비를 맞은 기억이 별로 없을 정도입니다. 곰파스와 말로는 눌산을 비껴 갔습니다. 옥정호가 훤히 바라보이는 펜션에서 잤습니다. 곰파스가 지나간 아침은 간간히 비만 내릴 뿐 고요합니다. 옥정호 최고의 전망대 국사봉으로 향합니다. 태풍 흔적 조차도 없습니다. 깊은 잠에 빠져 바람 소리도 듣지 못했습니다. 곰파스에 미리 겁을 먹었던 겁니다. 버스가 지나갑니다. 저 길을 걸으면 참 멋지겠다 생각해 봅니다. 그래서 걸었습니다. 국사봉.. 2010. 9.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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